비, 증기 그리고 속도 –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
1844년 왕립 아카데미 전시가 열리기 직전, 아홉 살이던 조지 던롭 레슬리는 바니싱 데이에 터너가 캔버스에 마지막 손질을 더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일흔 해가 지난 뒤 회고록에 그는 터너가 자신에게 선로 위를 달리는 작은 산토끼를 가리켜 보였다고 적었다. 제목의 ‘속도’가 가리키는 것은 기차가 아니라 그 토끼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내셔널 갤러리에서 원본 앞에 서면 토끼는 보이지…
1844년 왕립 아카데미 전시가 열리기 직전, 아홉 살이던 조지 던롭 레슬리는 바니싱 데이에 터너가 캔버스에 마지막 손질을 더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일흔 해가 지난 뒤 회고록에 그는 터너가 자신에게 선로 위를 달리는 작은 산토끼를 가리켜 보였다고 적었다. 제목의 ‘속도’가 가리키는 것은 기차가 아니라 그 토끼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내셔널 갤러리에서 원본 앞에 서면 토끼는 보이지…
2005년 BBC 라디오 4 『투데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국인들은 이 그림을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뽑았다. 후보에는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도 있었지만, 10만 명이 넘는 참여자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표가 터너의 낡은 군함에 쏠렸다. 그런데 그 배는 그림 속 모습으로 템스강을 거슬러 오른 적이 없다. 실제 테메레르는 돛대도 삭구도 모두 뜯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