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 열네 살의 작은 무용수

    1881년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이 조각은 유리 진열장 안에 서 있었습니다. 당시 유리 진열장은 예술품이 아니라 해부 표본과 민족지 표본을 넣는 물건이었고, 밀랍은 작품이 아니라 습작과 표본의 재료였습니다. 관람객이 마주한 것은 조각이 아니라 전시된 개체처럼 보였습니다. 비평가들이 격렬하게 반응한 이유의 절반은 소녀의 얼굴이 아니라, 그녀가 놓인 상자에 있었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에드가 드가 (Edgar Degas) 제작…

  •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

    이 상을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옆에 선 다른 상과 함께 보는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는 두 점의 반가사유상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얼핏 닮았지만 머리에 쓴 관부터 다릅니다. 이 상은 해와 초승달을 결합한 높고 화려한 관을 썼고, 옆의 상은 낮고 단순한 관을 썼습니다. 만들어진 시기도 반세기쯤 차이가 납니다. 같은 자세를 취한 두 몸이 서로 다른…

  • 자유의 여신상

    이 조각상의 발밑에는 끊어진 족쇄가 있습니다. 땅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공중에서 내려다볼 때에야 드러납니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프랑스 법학자 에두아르 드 라불레는 노예제 폐지론자였고, 이 선물은 미국의 노예제 종식을 기념하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었습니다. 바르톨디는 초기 모형에서 여신의 왼손에 끊어진 사슬을 들려주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발밑으로 옮기고 손에는 서판을 쥐여주었습니다. 기본 정보 조각: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 모아이

    모아이에 관해 가장 널리 퍼진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라파 누이 사람들이 석상을 만드느라 섬의 자원을 고갈시켜 스스로 문명을 무너뜨렸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2024년 『네이처』에 실린 유전체 연구는 1670년부터 1950년 사이에 살았던 열다섯 명의 유해를 분석했고, 인구 붕괴의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인구는 13세기부터 유럽인이 도착할 때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기본 정보 제작: 라파 누이 사람들 (개별 제작자는…

  • 기자의 대스핑크스

    스핑크스의 코를 부순 사람에게는 이름과 날짜가 있습니다. 15세기 역사가 알마크리지의 기록에 따르면, 1378년 수피 성직자 무함마드 사임 알다르가 농민들이 스핑크스 앞에 수확을 비는 공물을 바치는 광경을 보고 격분해 코를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처형되었다고 전합니다. 나폴레옹 군대가 대포로 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닙니다. 덴마크인 프레데리크 루이 노르덴이 1737년에 그린 스케치에 이미 코가 없습니다. 나폴레옹이 이집트에 오기…

  • 사모트라케의 니케 – 1950년에 돌아온 빈손

    1950년 7월, 사모트라케 섬에서 오른손이 나왔습니다. 그때까지 학자들은 니케가 나팔이나 화관이나 리본을 들고 있었으리라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발굴된 27센티미터짜리 손은 손바닥을 위로 펼친 채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들어 올린 것이 아니라, 빈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승리하고 돌아오는 배들을 향해서요. 기본 정보 작가: 전하지 않습니다. 로도스 출신으로 추정됩니다 제작 시기: 기원전 200~185년경 재료:…

  • 생각하는 사람 – 이 이름은 주조공들이 붙였다

    이 조각의 이름은 로댕이 붙인 것이 아닙니다. 원래 제목은 『시인』이었고, 『지옥의 문』 상단에 앉아 자신이 쓴 지옥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단테였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은 주조 공장의 노동자들이 붙였습니다.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로렌초 데 메디치 상, 이탈리아어로 ‘일 펜세로소’라 불리던 그 작품과 닮았다고 본 것입니다. 로댕은 그 이름을 받아들였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odin, 1840~1917) 원제:…

  • 밀로의 비너스 – 루브르가 치운 받침대의 비밀

    이 조각과 함께 받침대가 발견되었고, 거기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안티오키아 출신 메니데스의 아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받침대는 파리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우연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무렵 루브르는 이 조각을 기원전 4세기의 거장 프락시텔레스의 작품으로 홍보하고 있었고, 받침대의 글귀는 그 주장을 무너뜨리는 증거였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사라진 받침대 명문에…

  •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 손과 머리가 큰 이유

    가까이서 보면 다비드는 이상합니다. 머리가 몸에 비해 큽니다. 오른손은 지나치게 큽니다. 그리고 두 눈은 같은 곳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실수가 아닙니다. 이 조각은 원래 피렌체 대성당의 부벽 위, 지상에서 스물다섯 미터 높이에 세워질 예정이었습니다. 그 거리에서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비례가 맞도록 계산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조각을 설계자가 의도하지 않은 거리에서 보고 있습니다. 기본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