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증기 그리고 속도 –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
1844년 왕립 아카데미 전시가 열리기 직전, 아홉 살이던 조지 던롭 레슬리는 바니싱 데이에 터너가 캔버스에 마지막 손질을 더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일흔 해가 지난 뒤 회고록에 그는 터너가 자신에게 선로 위를 달리는 작은 산토끼를 가리켜 보였다고 적었다. 제목의 ‘속도’가 가리키는 것은 기차가 아니라 그 토끼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내셔널 갤러리에서 원본 앞에 서면 토끼는 보이지…
1844년 왕립 아카데미 전시가 열리기 직전, 아홉 살이던 조지 던롭 레슬리는 바니싱 데이에 터너가 캔버스에 마지막 손질을 더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일흔 해가 지난 뒤 회고록에 그는 터너가 자신에게 선로 위를 달리는 작은 산토끼를 가리켜 보였다고 적었다. 제목의 ‘속도’가 가리키는 것은 기차가 아니라 그 토끼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내셔널 갤러리에서 원본 앞에 서면 토끼는 보이지…
2005년 BBC 라디오 4 『투데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국인들은 이 그림을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그림’으로 뽑았다. 후보에는 반 고흐의 『해바라기』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도 있었지만, 10만 명이 넘는 참여자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표가 터너의 낡은 군함에 쏠렸다. 그런데 그 배는 그림 속 모습으로 템스강을 거슬러 오른 적이 없다. 실제 테메레르는 돛대도 삭구도 모두 뜯겨…
이 그림은 원래 커튼이었습니다. 마누엘 고도이의 저택에서 『옷을 입은 마하』는 『벌거벗은 마하』 앞에 걸려 있었고, 도르래 장치로 옆으로 밀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손님이 오면 옷을 입은 쪽을 보여주고, 원할 때 밀어내면 그 뒤에서 벌거벗은 쪽이 나타났습니다. 왜 같은 자세를 두 번 그렸는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이 그림은 다른 그림에 대한 대답입니다. 고도이의 저택에는 누드화만 모아 둔 방이 있었고, 그 방에는 벨라스케스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가 걸려 있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비너스의 등을 보여주고 얼굴은 거울에만 비쳤습니다. 고야는 정면을 그렸습니다. 거울도, 큐피드도, 신화도 없앴습니다. 남은 것은 침대에 누워 관람자를 마주 보는 사람 한 명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제작 연도:…
이 그림을 그리게 해달라고 요청한 사람은 고야 자신이었습니다. 1814년 2월 24일, 그는 섭정 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유럽의 폭군에 맞선 우리의 영광스러운 봉기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하고 영웅적인 장면들을 붓으로 영원히 남기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에는 배경이 있습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고야는 침략자가 세운 왕 아래에서 궁정화가 자리를 지켰고, 그에게서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기본 정보…
화면 왼쪽 아래, 피 웅덩이에 엎어진 시신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가 입은 옷은 흰 셔츠와 노란 바지입니다. 지금 무릎 꿇고 두 팔을 벌린 남자와 똑같은 옷입니다. 고야는 주인공의 몇 초 뒤를 같은 화면 안에 그려 넣었습니다. 이 그림은 처형되는 순간을 그린 것이 아니라, 처형이 이미 진행 중인 밤을 그린 것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고야는 이 그림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열네 점의 벽화 가운데 어느 것에도 제목을 남기지 않았고, 편지에서 언급하지도 않았으며, 누구에게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라는 제목은 그가 죽은 뒤 제자 안토니오 브루가다가 작성한 목록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이 그림을 부르는 이름부터가 추정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제작 시기: 1820~1823년경 기법: 벽에…
2024년 5월 2일, 이 그림은 여섯 달 만에 루브르의 벽으로 돌아왔습니다. 복원 과정에서 오랜 세월 쌓인 누런 바니시와 때를 걷어냈고, 그 결과 색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루브르 회화부장 세바스티앵 알라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의 색을 다시 발견한 첫 세대라고. 다시 말해, 여러분이 교과서나 인터넷에서 본 도판은 지금 벽에 걸린 그림과 다른 색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이 그림은 서퍽을 그렸지만, 서퍽에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컨스터블은 여러 해 여름에 걸쳐 스투어 강변에서 모은 유화 스케치를 들고 런던의 작업실로 돌아가 이 대작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205년 동안 이 그림은 자신이 그린 그 하천 근처에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2026년, 처음으로 갔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존 컨스터블 (John Constable, 1776~1837) 제작 연도: 1821년. 1821년 왕립 아카데미…
이 조각의 이름은 로댕이 붙인 것이 아닙니다. 원래 제목은 『시인』이었고, 『지옥의 문』 상단에 앉아 자신이 쓴 지옥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단테였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이름은 주조 공장의 노동자들이 붙였습니다.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로렌초 데 메디치 상, 이탈리아어로 ‘일 펜세로소’라 불리던 그 작품과 닮았다고 본 것입니다. 로댕은 그 이름을 받아들였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오귀스트 로댕 (Auguste Rodin, 1840~1917) 원제:…
이 풍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유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프리드리히는 삼십 년 동안 엘베 사암산맥을 걸어 다니며 현장에서 스케치를 모았고, 드레스덴의 작업실에서 그것들을 조합해 실제로는 어디에도 없는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미술사가들은 이 화면 각 부분이 어느 스케치에서 왔는지까지 짚어냅니다. 기본 정보 작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1774~1840) 제작 시기: 1818년경, 드레스덴 기법: 캔버스에 유채 크기: 94.8 × 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