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미술사

  • 눈 속의 사냥꾼들

    가장 좋은 농담은 그림 왼쪽 끝에 있습니다. 사냥꾼들이 지나치는 여관의 간판은 한쪽 고리가 빠져 비뚜름하게 걸려 있고, 거기 그려진 것은 사슴, 곧 사냥꾼의 수호성인 성 후베르투스입니다. 그 간판 아래로 세 명의 사냥꾼이 여우 한 마리만 메고 돌아옵니다. 브뤼헐은 겨울의 가혹함을 비장하게 그리는 대신, 실패하고 돌아오는 사람들 머리 위에 삐뚤어진 수호성인을 걸어두었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피터르…

  • 성 마태오의 소명

    화면 오른쪽에서 뻗어 나온 그리스도의 손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 나오는 손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신의 손이 아니라 아담의 손입니다. 방향이 뒤집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시스티나 천장에서 아담은 생명을 받고, 여기서 그리스도는 생명을 줍니다. 그리고 이 인용을 한 화가의 세례명은 미켈란젤로였습니다. 당시 로마의 안목 있는 관람자라면 곧바로 알아챘을 농담이자 선언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카라바조 (Caravaggio) 제작 연도:…

  • 풀밭 위의 점심 식사

    1863년 낙선전에 걸렸을 때 이 그림의 제목은 『풀밭 위의 점심 식사』가 아니었습니다. 마네가 붙인 제목은 『목욕(Le Bain)』이었습니다. 화면에서 목욕하는 사람은 뒤편 개울에 있는 여성 한 명뿐인데, 정작 모두의 시선을 붙든 것은 앞쪽에 앉은 벌거벗은 여자였습니다. 마네 본인은 이 그림을 ‘넷이서(la partie carrée)’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제목은 나중에 붙은 것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에두아르…

  •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 이 그림은 두 점이다

    이 그림은 두 점입니다. 오르세에 걸린 131 × 175 cm짜리와, 78 × 114 cm짜리 작은 판본. 두 화면은 크기를 빼면 거의 동일하고, 어느 쪽이 먼저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1877년 제3회 인상주의 전시에 걸린 것이 어느 쪽인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카탈로그가 작품 크기를 적어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제작 연도: 1876년 기법:…

  •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고야는 이 그림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열네 점의 벽화 가운데 어느 것에도 제목을 남기지 않았고, 편지에서 언급하지도 않았으며, 누구에게 설명하지도 않았습니다.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라는 제목은 그가 죽은 뒤 제자 안토니오 브루가다가 작성한 목록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이 그림을 부르는 이름부터가 추정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 제작 시기: 1820~1823년경 기법: 벽에…

  • 아테네 학당

    이 벽화에는 나중에 덧붙인 부분이 있습니다. 계단 앞 대리석 덩어리에 홀로 기대앉은 인물, 헤라클레이토스입니다. 라파엘로가 그린 실물 크기 밑그림에는 이 인물이 없습니다. 그 밑그림은 지금도 밀라노 암브로시아나 도서관에 남아 있습니다. 기술 조사 결과, 이 인물은 주변이 다 완성된 뒤 새로 바른 회반죽 위에 그려졌습니다. 옆에서 비스듬히 빛을 받으면 그 이음매가 보인다고 합니다. 기본 정보 작가:…

  • 밀로의 비너스 – 루브르가 치운 받침대의 비밀

    이 조각과 함께 받침대가 발견되었고, 거기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안티오키아 출신 메니데스의 아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받침대는 파리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 우연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무렵 루브르는 이 조각을 기원전 4세기의 거장 프락시텔레스의 작품으로 홍보하고 있었고, 받침대의 글귀는 그 주장을 무너뜨리는 증거였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사라진 받침대 명문에…

  •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 손과 머리가 큰 이유

    가까이서 보면 다비드는 이상합니다. 머리가 몸에 비해 큽니다. 오른손은 지나치게 큽니다. 그리고 두 눈은 같은 곳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실수가 아닙니다. 이 조각은 원래 피렌체 대성당의 부벽 위, 지상에서 스물다섯 미터 높이에 세워질 예정이었습니다. 그 거리에서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비례가 맞도록 계산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 조각을 설계자가 의도하지 않은 거리에서 보고 있습니다. 기본 정보…

  • 쇠라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구성, 크기, 점묘법

    시카고 미술관에서 이 그림 앞에 서면, 화면 가장자리를 따라 가느다란 점의 띠가 둘러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액자 장식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칩니다. 그러나 그 띠는 쇠라가 직접 물감으로 그린 것이며, 작품의 일부입니다. 『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1886년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진 뒤에도 작가의 손이 계속 닿았던 그림입니다. 기본 정보 작가: 조르주 쇠라 (Georges Seurat)…

  • 아담의 창조 – 미켈란젤로는 누워서 그리지 않았다

    미켈란젤로는 이 장면을 열엿새 만에 그렸습니다. 프레스코는 젖은 회반죽 위에 그리는 기법이라 하루에 칠할 만큼씩 구획을 나누는데, 이것을 조르나타라고 합니다. 『아담의 창조』는 열여섯 개의 조르나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신과 주변 천사들을 그리고, 그다음에 아담을 그렸습니다. 지금도 화면에는 그 구획들의 이음매가 남아 있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1475~1564) 제작 시기: 1511년경. 천장화 전체는 1508~1512년 기법:…

  • 벨라스케스 「라스 메니나스」: 거울, 뒷벽의 그림, 그리고 1734년의 화재

    스페인 회화에서 가장 유명한 얼굴, 마르가리타 공주의 왼쪽 뺨은 벨라스케스가 그린 것이 아닙니다. 1734년 알카사르 궁전 화재로 안료가 크게 손실되었고, 궁정 화가 후안 가르시아 데 미란다가 거의 전체를 다시 칠했습니다. 『라스 메니나스』는 그림 자체가 수수께끼일 뿐 아니라, 우리가 오늘 보고 있는 화면 역시 원래 그대로가 아닙니다. 기본 정보 작가: 디에고 벨라스케스 (Diego Velázquez, 1599–1660) 제작…

  • 절규 – 구름 속에 뭉크가 직접 쓴 한 문장

    이 그림의 왼쪽 위 구석, 붉은 구름 속에 연필로 쓴 문장이 있습니다.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었다.” 1904년 코펜하겐 전시에서 한 덴마크 비평가가 발견한 뒤, 백 년 넘게 성난 관람객이 저지른 낙서로 여겨졌습니다. 2021년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이 적외선으로 필적을 분석한 결과, 그 글씨는 뭉크 본인의 것이었습니다. 기본 정보 작가: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1944) 제작 연도:…